번데기가 되기 가장 좋은 장소는 비바람을 피할 수 있고 몸을 숨길 수 있는 단단한 천장이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거꾸로 매달려서 번데기가 되면 나중에 중력의 도움을 받아 훨씬 더 쉽게 번데기를 찢고 나올 수 있을 테지요.


마음에 드는 자리를 발견하면 애벌레는 이렇게 실을 한가득 뿜어 튼튼한 발판을 만듭니다.

발판을 다 만들고 나면 마지막으로 '띠실'을 둘러 몸을 고정시킵니다.


여러 번 둘러 치면서 단단하게 띠실을 만들고 나면,

그때부터는 기다림입니다.


띠실을 다 만들었을 때는 밤 9시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9시쯤이면 번데기로 변하겠네요.

거꾸로 매달려 가만히 잠을 청하는 모습이 꼭 우주비행사 같습니다.


첫째, 둘째가 나비가 되어 날아간 후의 채집통 사진입니다.

사육통에 있던 애벌레 10마리 모두가 채집통으로 이사해서 번데기가 되었네요.

그리고 하나같이 채집통 천장에 사이좋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막내만 유별나게 케일 줄기에 번데기를 만들어서 단체사진에는 빠졌습니다.


제일 위의 두 개는 첫째와 둘째의 빈 껍데기입니다.

가운데 테이프에 붙어 있는 건 띠실이 끊겨 떨어진 번데기입니다.

번데기가 땅에 떨어졌다면 저렇게 테이프나 목공용 풀로 등 쪽만 살짝 고정시켜 주면 아무 문제 없이 나비가 됩니다.


이 사진 왼쪽에 혼자만 갈색인 녀석은 유일하게 나비가 되지 못했습니다.

나비로 변하긴 했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안에서 시커멓게 썩어버리더군요.

곰팡이가 핀 걸로 보아 세균 감염이 원인 같았습니다.


채집통 겉면에는 번데기가 된 날짜를 같이 적어주었습니다.

4~5월달 실내온도 정도에서는 번데기가 된 지 6~7일 후에 나비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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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늦게 태어난 막내입니다. 

첫째와 비교하면 5일 가량 더 늦게 깨어났습니다.

계속 아무 변화가 없길래 죽은 알인가 싶었는데 가장 마지막에 붙은 알이었나 봅니다.

첫째가 번데기가 되려고 막 돌아다닐 때 막내는 아직 4령이네요.

4령까지만 해도 5령과는 생김새 차이가 좀 있습니다.


이 영상들은 첫째가 번데기 자리를 찾아 열심히 기어다니는 영상입니다.

그냥 기어다니는 것밖에는 없지만 육충비디오를 찍는 입장에서는

너무나 신기하고 귀여워서(...); 

이것만 따로 모아봤습니다.

애벌레가 어떻게 잎간(?)이동을 하는지 관찰할 수 있습니다.

애벌레 꽁무니에 묻은 것은 탈지면입니다.

사육통 바닥 탈지면 위를 기어다니고 있는 것을 집어올렸을 때 저항한 흔적입니다(...).

애벌레들이 정처없이 기어다니기만 할 뿐 좀처럼 자리를 잡을 생각을 않길래

영상을 찍은 다음 채집통으로 옮겨 번데기가 될 만한 공간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이 영상에는 따로 소음 제거를 위해 배경음악을 넣지 않았습니다.

(사실 일일이 수정하기 번거로웠습니다ㅠㅠ)

저희 학교 학생들이 체육하면서 지르는 기쁨에 찬 비명소리가 가끔 들립니다.

소리는 작게 하고 재생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엑소더스 도중에 첫째와 둘째가 만났습니다.

채집통으로 이사한 다음 사이좋게 번데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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